빠꾸와 오라이 책이미지
 황대권님이 쓰신 이 책은 저자가 옥 중에 있을 때 동생과 주고 받은 서신을 묶어서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일상의 편지글이지만 그 시절(1950년대 이후 인듯 함) 아련한 옛 추억담과 당시 사용하던 우리말 속의 일본어를 잘 섞어서 정감어리게 표현한 책이다. 우리말 속의 일본어에 대한 분석도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은 책 속에 말로서 표현한 도구들을 더욱 이해하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시대와 아주 많이 차이가 나 이 책의 반 정도 밖에는 아! 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언어가 그만큼 많이 순화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쓰는 무심결에 쓰는 일본어를 생각해 보았다. 몇몇 단어를 나열해 보면 '찌라시'(전단지),'찐빠'(고장난),'도란스'(변압기),'찌찌'(여성의 가슴) 등이 있는데 아직 여전히 무의식 중에 사용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지만 습관성 언어라 막상 생각하면 떠오르지가 않은 것 같다.
 책을 읽던 중에 가장 재미난 정보는 '섭씨(攝氏)','화씨(華氏)'에 관한 이야기이다. 흔히 온도를 나타낼 때 쓰이는 단어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섭씨 화씨에 붙어 있는 '씨'란 단어를 보자. '씨(氏)' 성씨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야말로 섭의 성을 가진 사람이란 말이다. 화씨도 마찬가지다.  김씨가 발견했더라면 김씨라는 것이다. 재밌지 않은가?
ㅁ 섭씨(攝氏)
 - 고안자인 스웨덴의 셀시우스(Celsius, A)의 중국 음역어 ‘섭이사(攝爾思)’에서 유래한다.
ㅁ 화씨(華氏)
 - 고안자인 독일의 파렌하이트의 중국 음역어 ‘화륜해(華倫海)’에서 유래한다.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은 아니어서 일부 공감대가 형성이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정겨운 고향 내음을 느낄 수도 있으며 더불어 우리말 속의 일본어 잔재를 되뇌어 본 좋은 책이었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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